"미쳤어?" 걔는 그렇게 내 인생에 난입했다. "죽고싶어 환장했지?" 귀에 쨍쨍 때려박히는 억양과 강세. 가느다란 손이 멱살을 움켜쥔다. 닳아있던 이음새 어딘가가 툭툭 터졌다. 모든것이 매끄럽지 못했다. 피키피키 A타입. 몇십년간 이어진 전쟁 끝물에 태어나 운 좋게도 교육의 기회를 잡은 사람들. 그 중에 예나가 있었다. 얼마 남지 않은 인구 대부분이 지상층...
햇빛이 감은 눈꺼풀을 쨍쨍 때린다. 유리는 눈을 떴다. 어김없이 최예나와 시선이 마주친다. 더 자. 입술 달싹이며 하는 말을 고분히 따랐다. 사부작대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늘이 졌다. 다시 얇게 뜬 눈앞에는 최예나 손바닥이 있다. 안 가려줘도 돼요. 유리는 하려던 말을 삼켜내고 팔에 얼굴을 묻었다. 책상에 부딪친 숨이 섬유유연제 향만 싣고 들이켜졌다. 쉬는시...
1. 지금 장원영은 한참 갤러리 정리 중이다. 잘 다듬은 손톱이 휴대폰 화면에 틱틱 부딪쳤다. 몇 블록 떨어져 있는 대학가에서 어김없이 술주정이며 빵빵대는 자동차 소음이 날아들었다. 근데 그런건 지금 장원영 안중에 침범할 리 없고, 손톱과 액정 사이 틱틱대는 소리 그리고 간헐적인 카톡 알림 소리만 신경을 자극했다. [워녕ㅇ아] [제발 채우너인니 좀 데랴가면...
9. 5년 전 있었던 사고 직후 90번 빌딩에 있던 부서들은 타지역 곳곳으로 이전되었다. 겨우 살아남았던 연구원들을 배려하는 목적이라 소개됐지만 그건 보기 좋은 허울일 뿐이라는 걸 유진은 알았다. 89번 빌딩보다는 규모 큰 실험들이 잦았었거든. 괜히 부서 쪼개서 넓고 환경 좋은 데로 건물 옮기기만 한 거야. 정작 생존한 말단 연구원 대부분은 교육기관으...
꿈은 왜 꾸는 걸까요? 꿈의 필요성이 뭘까요? 우리는 꿈의 특성을 모두 정리할 수 있나요? 지난 수 세기 동안 꿈의 비밀을 파헤치려 노력해왔지만, 그 누구도 복잡한 인간과 꿈의 관계성에 대해 밝혀내지 못했죠. 본질을 모르는 상태에서 꿈은 점점 사기와 오락의 수단으로 변질되어 갑니다. 누구나 가질 수 있기에 제한하기 힘들고, 과정과 결과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...
0. 조유리는 파란색이 싫었다. 89번 빌딩 지하 3층 벙커는 온통 파란색 홀로그램으로 가득했다. 동그랗게 둘러진 복도를 따라서는 파리한 빛을 비추는 케이스들이 죽 늘어서 있었다. 딱 사람 몸만 한 케이스 앞쪽에는 투명한 창이, 그 너머로는 실험체들의 얼굴이 보였다. 창백한 낯들은 모두 눈을 꾹 감은 채라 언뜻보면 시체 같았다. 100년이 넘도록...
온 감각이 시끄러운 파티 한 중간. 눈꺼풀을 감아도 각막에 불빛이 밴다. 눈을 굴리면 귀를 파고드는 쨍쨍한 노래와 말소리들. 그때 팔을 잡아오는 손과 맞춰오는 파란색 눈동자. "유리." 어 왜. 저기 보여? 뭐? 저기 거실 쪽에...블론드 걸. 쟤 왜. 너 쟤 몰라? 쟤도 아시안이야 친해질 생각 없어? 하여튼 편협했다. 얘네는 무슨 같은 아시안이면 다 알고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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